감성한의원 권오경 원장입니다.
발바닥이 불편해 오신 분들의 발을 보다 보면, 제 진료 경험으로는 대략 다섯 분 가운데 한 분꼴로 평발 형태가 보입니다.
"제가 평발이라고요? 그럼 문제가 큰 건가요?"
평발이라는 말을 들으면 놀라시는 분이 적지 않습니다. 인터넷에서 자가진단법을 찾아보고 오셔서 "제 발도 평발 같은데 괜찮은 걸까요?"라고 먼저 물으시는 분도 계십니다.
그런데 아치가 낮다는 사실만으로 문제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키나 얼굴이 사람마다 다르듯, 발의 모양과 아치 높이에도 저마다의 차이가 있습니다.
제가 더 중요하게 보는 것은 평발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그 발로 서고 걸을 때 발이 어떻게 움직이고 그 움직임이 무릎과 몸 전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입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평발과 요족이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내 발을 볼 때 무엇을 확인하면 좋은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체중을 실은 상태에서 내측 종아치가 바닥에서 얼마나 떠 있는지를 봅니다. 높이 자체보다 걸을 때 그 높이가 어떻게 변하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진료실에서 자주 받는 질문, "제 발은 평발인가요?"
얼마 전에도 오래 걸으면 발바닥이 금방 지친다며 내원하신 분이 계셨습니다. 걷기 운동을 꾸준히 하시는 분이었는데, 맨발로 서면 발 안쪽이 바닥에 거의 붙는 것 같아 평발이 아닐까 걱정하고 계셨습니다.
이럴 때 저는 아치만 보지 않습니다. 서 있는 자세에서 뒤꿈치가 어느 쪽으로 기울었는지, 종아리 근육이 얼마나 긴장되어 있는지도 함께 살핍니다.
진찰을 마칠 즈음 환자분이 물으셨습니다.
"평발이면 결국 아프게 되나요? 깔창은 꼭 맞춰야 하나요?"
저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평발이라고 지금 당장 깔창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현재 불편한 증상이 있는지, 서고 걸을 때 발이 체중을 어떻게 받아내고 있는지를 보고 정하시는 게 좋습니다."
이때 기준이 되는 것이 발바닥 안쪽의 오목한 곡선, 아치입니다. 아치는 서고 걷는 동안 체중을 떠받치고 충격을 나누는 역할을 합니다. 이 곡선이 낮은 발을 평발, 높은 발을 요족이라고 부르지만, 높이 하나만으로 발 상태를 다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발아치는 어떤 일을 할까요
한쪽 발에는 26개의 뼈가 있습니다. 이 뼈들이 서로 관절을 이루고, 인대·근육·힘줄이 붙잡아 주면서 활처럼 휜 구조가 유지됩니다. 발 안쪽에서 보이는 오목한 곡선이 그중 내측 종아치입니다.
아치는 한 가지 모양으로 굳어 있는 구조가 아닙니다. 걸음을 내디뎌 체중이 실리면 조금 낮아지며 충격을 흡수하고, 바닥을 밀어낼 때는 다시 단단해져 발 전체가 지렛대처럼 쓰이도록 돕습니다.
받아낼 때는 부드럽게, 나아갈 때는 단단하게. 이것이 아치의 본래 역할입니다.

정상 아치·평발·요족은 체중이 실릴 때 바닥에 닿는 면의 모양이 다릅니다. 같은 형태라도 체중을 실었을 때 얼마나 변하는지를 함께 봅니다.
| 구분 | 아치 모양 | 바닥에 닿는 모습 | 함께 보이는 특징 |
|---|---|---|---|
| 보통 아치 | 서 있을 때 발 안쪽 아래로 적당한 틈이 남음 | 발 안쪽 가운데가 적당히 떠 있음 | - |
| 평발 | 안쪽 틈이 줄어든 형태 | 발 안쪽이 바닥에 넓게 닿기 쉬움 | 뒤꿈치가 바깥으로 기우는 외반(eversion)이 함께 나타나기도 함 |
| 요족 | 아치가 높은 형태 | 발 가운데가 닿는 면이 좁음 | 뒤꿈치와 앞발에 압력이 몰리고, 발이 뻣뻣하면 충격 흡수가 떨어지기도 함 |
평발을 뒤에서 보면 뒤꿈치 아래쪽이 종아리 중심선보다 바깥으로 비켜난 모습입니다.
다만 아치 높이와 통증이 그대로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평발이나 요족이어도 아무 불편 없이 지내는 분이 많습니다. 그래서 모양과 함께 통증, 관절의 유연성, 걷는 모습을 같이 봐야 합니다.
집에서 해 볼 수 있는 확인 방법
내 발의 형태가 궁금하시다면 집에서도 몇 가지를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 방법 | 이렇게 해 보세요 | 이렇게 보인다면 |
|---|---|---|
| 첫째, 젖은 발자국 | 발바닥을 살짝 적시고 마른 종이 위에 두 발로 섭니다 | 가운데 안쪽까지 넓게 찍히면 아치가 낮은 쪽, 가운데가 가늘거나 끊겨 보이면 아치가 높은 쪽일 수 있습니다 |
| 둘째, 뒤꿈치 정렬 | 편하게 선 모습을 가족이 뒤에서 봐 주거나 사진으로 남깁니다 | 두 뒤꿈치의 기울기가 다르거나 한쪽만 유난히 기울었는지 살펴봅니다 |
| 셋째, 뒤꿈치 들기 | 벽이나 의자를 가볍게 짚고 두 뒤꿈치를 천천히 듭니다 | 낮던 아치가 다시 나타나면 '유연성 평발'의 특징일 수 있고, 아치가 생기지 않거나 아프다면 진찰로 확인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
뒤꿈치 들기를 할 때 통증이 있으면 무리하지 마세요.

뒤꿈치를 들 때 아치가 되살아나고 뒤꿈치가 안쪽으로 돌아오는지 확인하여 발의 유연성을 봅니다. 서 있을 때와의 차이가 크면 유연성 평발 쪽으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방법이 진단을 대신하지는 않습니다. 서 있을 때의 모양과 실제로 걸을 때의 움직임이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모양만 보고 걱정하시기보다, 언제 어디가 불편한지를 함께 떠올려 보시면 좋겠습니다.
평발이라면 꼭 치료를 받아야 할까요
"아프지 않은 평발도 신경 써야 하나요?"
진료실에서 자주 듣는 질문입니다. 평발이라고 해서 모두 아픈 것도, 모두 깔창이 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다만 변형이 심한 평발이라면 지금 통증이 없더라도 저는 설명에 조금 더 시간을 씁니다. 제가 보는 것은 아치 높이만이 아니라, 그 발로 체중을 받으며 서고 걷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발과 발목의 움직임은 무릎, 고관절과 이어져 있습니다. 체중이 실릴 때 발이 안쪽으로 지나치게 무너지면 정강이뼈가 돌아가고 무릎의 움직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무릎이나 허리가 불편한 분의 발을 함께 보기도 합니다. 이 연결은 이후 칼럼에서 차례로 더 다루겠습니다.
저도 심한 평발입니다. 족부보조기 없이 진료를 하다 보면 왼쪽 무릎 안쪽이 아파 옵니다. 저에게 발을 받쳐 주는 일은 아치 모양을 바꾸는 일이라기보다, 하루 종일 서서 진료하는 몸을 관리하는 일에 가깝습니다.
물론 제 경우가 모든 분께 똑같이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런 경험이 있기에, 환자분의 발을 볼 때도 아픈 발바닥에만 시선을 두지 않게 됩니다.
발과 발목의 유연성, 뒤꿈치 정렬, 체중을 실었을 때의 변화를 보고 지지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지금 통증이 없더라도 족부보조기를 권하기도 합니다. 목적은 발을 받쳐 체중이 실리는 방식을 조절하는 데 있습니다.
불편함이 없는 분께는 낯설게 들릴 수 있습니다. "지금껏 괜찮았는데 꼭 필요할까요?"라고 생각하시는 것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앞으로 반드시 아파진다거나, 보조기가 나중의 통증을 확실히 막아 준다고 말씀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진찰에서 확인한 상태와 제가 지지를 권하는 이유만큼은 분명히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 그 발로 앞으로도 오래 서고 걸으실 테니까요.
그래서 당장 보조기를 선택하지 않으시는 분께도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지금 바로 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만 발이 체중을 어떻게 받고 있는지, 제가 왜 받쳐 주는 방법을 말씀드렸는지는 꼭 기억해 두셨으면 합니다."
지금 불편하지 않더라도 내 발의 특징을 알고 관리하셨으면 하는 마음, 그것이 심한 평발을 가진 분께 제가 한 번 더 설명드리는 이유입니다.
집에서는 이렇게 관리해 보세요
| 관리 | 방법 | 횟수 |
|---|---|---|
| 첫째, 발 근육 움직이기 | 의자에 앉아 바닥에 펼친 수건을 발가락으로 주름지게 끌어당깁니다 | 10회씩 1~2세트부터 |
| 짧은 발 운동 | 발가락을 구부리지 않고 엄지발가락 뿌리를 뒤꿈치 쪽으로 살짝 당기듯 아치를 세웁니다 | 힘을 꽉 주지 말고 작은 움직임부터 |
| 둘째, 종아리 늘리기 | 벽을 짚고 한쪽 다리를 뒤로 뻗어 뒤꿈치를 붙인 채, 무릎을 펴고 몸을 천천히 앞으로 옮깁니다 | 30초씩 2~3회 |
| 셋째, 신발 살펴보기 | 발에 잘 맞고 뒤꿈치를 안정적으로 잡아 주는지, 쿠션이 많이 닳지 않았는지 확인합니다 | 요족이라면 쿠션도 함께 |
모든 동작은 통증이 없는 범위에서 해 주세요. 밑창이 닳은 모양만으로 걸음걸이를 단정할 수는 없으며, 신발 마모를 참고하는 방법은 3편에서 다루겠습니다.
감성한의원에서는 발의 모양보다 움직임을 봅니다
진료에서 제가 가장 신경 쓰는 것은 환자분이 자신의 발 상태와, 제가 치료나 관리를 권하는 이유를 납득하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진찰에서는 다음을 함께 확인합니다.
- 맨발로 섰을 때의 아치와 뒤꿈치 정렬
- 발과 발목 관절의 움직임
- 발바닥과 종아리 주변의 긴장과 압통
- 신발 마모
- 필요하면 무릎과 고관절의 움직임
발이 불편한 이유를 찾고, 다른 부위의 불편함과 이어서 볼 부분이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서입니다.

뒤에서 선 자세를 보며 양쪽 뒤꿈치의 기울기와 좌우 차이를 확인합니다. 아치 높이, 관절 움직임, 통증 부위와 함께 종합해 평가합니다.
이렇게 확인한 내용을 바탕으로 치료가 필요한지, 어떤 관리가 맞을지 설명드립니다. 통증과 주변 조직의 상태에 따라 침·약침·도침 등의 적용 여부를 판단하고, 필요하면 족부보조기와 운동, 신발에 대한 안내를 함께 드립니다. 모든 분께 같은 치료를 하지는 않습니다.
통증 때문에 치료를 시작하시는 경우에는 상태에 따라 주 2~3회 내원을 권하기도 하며, 이후 통증과 일상생활의 변화를 보며 간격을 조절합니다. 시술마다의 주의사항과 생길 수 있는 이상반응도 진료 때 설명드립니다.
내 발의 모양을 아는 것은 출발점입니다. 그 발이 내 몸을 어떻게 떠받치고 있는지까지 이해하셨으면 합니다.
발이 쉽게 지치거나 불편함이 되풀이된다면 아치 모양과 함께 발의 움직임도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지금 아프지 않더라도 변형이 뚜렷하거나 최근 발 모양이 달라졌다면, 한 번쯤 발 상태를 살펴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발이 안쪽으로 구르는 움직임인 회내와, 그 움직임이 지나친 과회내를 다루겠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어른이 되어서 평발이 생기기도 하나요?
그렇습니다. 어릴 때부터 있던 평발을 성인이 된 뒤에야 알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아치를 받치는 힘줄이나 인대의 기능이 약해지면서 뒤늦게 생기기도 합니다. 최근 한쪽 발 아치만 낮아졌거나 발목 안쪽이 아프고 붓는다면 진찰을 받아 보시길 권합니다.
Q. 평발이면 깔창은 필수인가요?
모든 평발에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아치 높이뿐 아니라 뒤꿈치 정렬, 관절의 유연성, 서고 걸을 때 체중을 받는 방식을 함께 보고 판단합니다. 변형이 심하거나 지지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통증이 없어도 족부보조기를 권하기도 하며, 진찰 내용과 이유를 충분히 설명드린 뒤 함께 정합니다.
Q. 요족도 관리가 필요할까요?
요족이라고 모두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앞발이나 뒤꿈치가 아프거나, 굳은살이 반복해서 아프거나, 발목을 자주 접질린다면 발의 압력 분포와 발목 안정성을 확인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치가 점점 높아지거나 발가락 변형, 근력 저하가 함께 나타날 때도 진찰을 권합니다.
더 쉽게 풀어 쓴 이야기는 네이버 블로그 1일차 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실제 진료 중 접한 질문을 바탕으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일부 내용을 재구성한 건강정보 콘텐츠입니다. 개인의 증상과 진찰 결과에 따라 진단 및 치료 방향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의료법 제56조 및 의료광고 관련 규정을 준수하여 작성된 건강 정보 글입니다. 치료 효과와 경과는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으며,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의료진의 진료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