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닳은 신발 밑창이 알려 주는 내 발의 걸음

권오경 원장 · 2026-10-19 · 약 10분 읽기

감성한의원 권오경 원장입니다.

발이나 무릎이 불편해 오신 분께는 평소 즐겨 신는 신발을 보여 달라고 부탁드릴 때가 있습니다. 밑창을 뒤집어 보면 뒤축 바깥쪽이 비스듬히 깎여 있거나, 안쪽만 유난히 닳아 있는 신발이 자주 눈에 띕니다.

"제 신발은 왜 한쪽만 이렇게 닳을까요? 걸음걸이가 잘못된 건가요?"

새 신발로 바꿨는데 몇 달 만에 같은 자리가 또 닳았다며 걱정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신발이 한쪽으로 닳는다고 모두 걸음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걷는 동안 신발이 고르게 닳지 않는 것은 어느 정도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오래 쓴 연필 끝을 보면 그 사람이 연필을 어떻게 쥐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신발 밑창도 마찬가지입니다. 수만 번의 걸음 동안 발이 땅에 닿고 밀어낸 방식이 밑창에 조금씩 새겨집니다.

그래서 저는 어디가 닳았는지 하나만 보지 않고, 얼마나 빨리 닳는지, 좌우가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불편한 곳이 함께 있는지를 같이 봅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신발이 자연스럽게 닳는 모양, 마모 위치로 짐작해 볼 수 있는 것, 집에서 신발로 확인하는 방법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오래 신어 뒤축 바깥쪽이 비스듬히 닳은 운동화 한 켤레를 뒤집어 놓은 모습

밑창이 닳은 자리(wear pattern)를 보면 발이 처음 땅에 닿는 부위와 체중이 옮겨 가는 경로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진료실에서 받은 질문, "바깥쪽만 닳는 건 왜 그런가요?"

얼마 전 걷기 운동을 꾸준히 하시는 분이 발목 바깥쪽과 무릎 바깥쪽이 뻐근하다며 오셨습니다. 신고 오신 운동화를 뒤집어 보니 양쪽 모두 뒤축 바깥쪽이 비스듬히 깎여 있었고, 오른쪽이 조금 더 닳아 있었습니다.

신발을 볼 때는 닳은 위치와 함께 좌우 차이, 바닥에 세웠을 때 뒤축이 기우는지를 확인합니다. 그리고 맨발로 섰을 때의 뒤꿈치 정렬과 발아치, 걷는 모습을 신발과 맞춰 봅니다.

진료실에서 손으로 운동화 뒤축의 마모를 살펴보는 모습과 그 뒤에 맨발로 선 발

뒤축과 밑창·중창이 변형된 방향을 확인한 뒤, 맨발로 선 자세와 실제 걸음에서 보이는 정렬과 비교합니다.

환자분이 물으셨습니다.

"바깥쪽이 닳으면 O다리라서 그런가요? 신발만 바꾸면 되나요?"

저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뒤축 바깥쪽이 어느 정도 닳는 건 많은 분께 보이는 모습입니다. 다만 좌우 차이가 있고 발목 바깥쪽이 불편하시다면, 신발과 함께 발이 체중을 어떻게 받고 있는지 살펴보는 게 좋겠습니다."

신발 마모는 발이 날마다 어떻게 쓰이는지 보여 주는 단서입니다.

신발은 어떻게 닳는 것이 자연스러울까요

걸을 때 발은 대개 뒤꿈치 바깥쪽부터 땅에 닿습니다. 이어 체중이 발바닥 바깥쪽을 따라 앞으로 이동하고, 발이 살짝 안쪽으로 구르는 회내 움직임으로 충격을 받아냅니다. 마지막에는 엄지발가락 뿌리로 바닥을 밀어내며 다음 걸음으로 넘어갑니다.

그래서 뒤축 바깥쪽이 약간 닳고, 앞쪽은 엄지발가락 아래가 고르게 닳는 것이 흔히 보는 모습입니다. 이 흐름 가운데 어느 부분이 지나치게 크거나 작으면 그 차이가 밑창에 남습니다.

신발 밑창의 흔한 마모, 안쪽 마모, 바깥쪽 마모 위치를 나란히 비교한 그림

흔한 마모, 안쪽 마모, 바깥쪽 마모를 나란히 놓은 그림입니다. 닳은 자리는 걸을 때 체중이 지나간 길(center of pressure)의 흔적입니다.

어떤 마모가 곧 어떤 상태로 1:1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마모 위치는 진찰에서 무엇을 더 볼지 알려 주는 좋은 단서입니다.

마모 모양 관련된 경우가 많은 경향 함께 살펴보는 것
안쪽 마모가 두드러짐 걸을 때 발이 안쪽으로 많이 구르는 과회내 경향 서고 걸을 때 발이 안쪽으로 구르는 정도
바깥쪽 가장자리 전체가 닳음 아치가 높은 요족처럼 발 바깥쪽으로 체중이 실리는 경향 아치 높이와 유연성, 발 바깥쪽의 불편함
좌우 차이가 큼 통증 때문에 한쪽 발을 아끼는 습관, 다리 길이·골반의 좌우 차이 신발 자체의 변형, 자주 걷는 환경
앞코가 유독 닳음 발끝을 끄는 습관, 발목이 위로 덜 꺾이는 경우, 발보다 큰 신발 신발 크기, 발목이 위로 꺾이는 범위

과회내는 2편, 요족은 1편, 다리 길이와 골반의 좌우 차이는 12편에서 다룹니다.

닳는 모양은 밑창 재질, 자주 걷는 바닥, 체중, 신은 기간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같은 모양으로 닳은 신발을 신고도 불편함 없이 지내시는 분이 많습니다.

집에서 신발로 확인해 보는 방법

평소 가장 자주 신는 신발, 가능하면 몇 달 이상 신은 운동화로 확인해 보세요.

방법 이렇게 해 보세요 이렇게 보인다면
첫째, 밑창 뒤집어 보기 양쪽 신발을 나란히 뒤집어 앞뒤·안팎 중 어디가 많이 닳았는지 봅니다 왼쪽과 오른쪽이 다르게 닳았는지도 비교합니다
둘째, 뒤에서 보기 평평한 바닥에 신발을 세우고 눈높이를 낮춰 뒤에서 봅니다 뒤꿈치를 감싸는 부분이나 밑창이 기울었거나 중창 쿠션이 한쪽으로 꺼졌다면, 꺼진 쪽이 평소 체중이 많이 실려 온 방향일 가능성이 큽니다
셋째, 깔창 꺼내 보기 신발 안의 깔창을 꺼내 발가락과 발바닥이 눌린 자국을 봅니다 특히 깊게 눌린 곳이 평소 불편한 부위와 겹치는지 살펴봅니다

바닥에 세워 둔 운동화 한 켤레를 뒤에서 본 모습으로 한쪽 뒤축이 안쪽으로 기울어 있음

신발을 뒤에서 보며 뒤축의 기울기, 좌우 차이, 중창의 꺼짐(midsole compression)을 확인합니다. 중창이 눌린 방향으로 평소 뒤꿈치에 체중이 실리는 방향을 짐작합니다.

이렇게 살펴본 신발 상태는 내 발이 어떻게 쓰여 왔는지 알려 줍니다. 여기에 통증이나 불편함이 함께 있다면 진찰을 받아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프지 않은데 신경 써야 할까요

"신발이 한쪽만 닳는데 아픈 데는 없어요. 그래도 신경 써야 하나요?"

자주 받는 질문입니다. 아픈 곳이 없다면 신발이 한쪽으로 닳는 것 자체를 치료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발의 정렬과 걸음을 한번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 새 신발도 짧은 기간에 같은 자리가 유독 빨리 닳는 경우
  • 왼쪽과 오른쪽의 마모 차이가 뚜렷한 경우
  • 신발을 세웠을 때 뒤축이 눈에 띄게 기울어 있는 경우
  • 여기에 발바닥, 발목, 무릎이 쉽게 피로하거나 불편한 경우

운동화를 신고 걸을 때 뒤꿈치가 바닥에 닿는 순간을 옆에서 낮게 본 모습

뒤꿈치가 바닥에 닿는 걸음의 한 순간입니다. 진찰에서는 닿는 순간부터 바닥을 밀어내기까지의 연속된 움직임을 봅니다.

신발 마모를 볼 때 제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신발과 몸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점입니다. 걷는 습관은 신발이 닳는 모양을 만들고, 많이 닳거나 변형된 신발은 다시 착용감과 걸음에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뒤축이 많이 기운 신발은 먼저 교체를 권해 드리기도 합니다.

저도 심한 평발이라 족부보조기를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환자분의 신발을 볼 때도 닳은 자리에서 끝내지 않고, 그 발이 하루하루 체중을 어떻게 받아내고 있는지를 함께 봅니다.

족부보조기는 진찰에서 확인한 발의 정렬과 유연성, 걷는 모습을 보고 지지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권합니다. 지금 통증이 없더라도 발목이 안쪽으로 뚜렷하게 무너지는 등 변형이나 지지의 필요성이 확인되면 권하기도 합니다.

보조기의 목적은 신발을 고르게 닳게 하는 것이 아니라, 발에 필요한 지지를 더하고 부하를 조절하는 데 있습니다. 발의 기울어짐은 무릎과 골반의 움직임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연결은 11편(X다리)과 13편에서 더 다루겠습니다.

보조기나 새 신발이 불편함을 확실히 없애 준다고 말씀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진찰에서 확인한 상태와 그 방법을 권하는 이유를 충분히 설명드리고, 결정은 그다음에 하셔도 됩니다.

"오늘 바로 정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집에서는 이렇게 관리해 보세요

관리 방법 횟수
첫째, 신발 점검과 교체 세웠을 때 뒤축이 기울었거나 밑창 무늬가 한쪽만 거의 사라졌다면 교체를 고려합니다. 새 신발은 뒤꿈치를 감싸는 부분이 손으로 눌러도 쉽게 찌그러지지 않는지, 앞뒤를 잡고 비틀었을 때 가운데가 지나치게 쉽게 비틀리지 않는지 확인합니다 수시로
둘째, 수건 당기기 의자에 앉아 뒤꿈치를 바닥에 붙인 채 발가락으로 수건을 몸 쪽으로 끌어당깁니다. 쥐가 날 만큼 세게 하지 말고 발바닥 속 근육이 부드럽게 일하는 느낌을 찾습니다 10회씩 1~2세트부터
셋째, 종아리 늘리기 벽을 짚고 한쪽 발을 뒤로 뺀 채 뒤꿈치를 붙이고, 앞 무릎을 천천히 굽혀 뒤쪽 종아리가 당기는 곳에서 잠시 머문 뒤 돌아옵니다 10회씩 1~2세트부터
넷째, 걷는 모습 살펴보기 평평하고 안전한 곳에서 평소처럼 걸으며 한쪽 발을 끌거나 절뚝이지 않는지, 어느 순간에 불편해지는지 봅니다 편할 때

모든 동작은 통증이 없는 범위에서 해 주세요. 밑창을 고르게 닳게 하려고 발 바깥쪽이나 엄지발가락 쪽으로 체중을 억지로 옮기지는 마세요. 걸음걸이를 바꾸는 연습이 필요하다면 진찰 후 상태에 맞게 안내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의자에 앉아 발가락으로 수건을 당기는 동작과 평소처럼 편안하게 걷는 모습을 나란히 그린 그림

수건 당기기와 편안하게 걷는 모습 살펴보기입니다. 운동 중 통증이 생기거나 쥐가 나면 멈춰 주세요.

닳은 밑창을 들여다보는 것은 시작입니다. 오늘 신발장에서 자주 신는 신발 한 켤레를 꺼내 뒤집어 보세요. 그동안 내 발이 어떻게 걸어 왔는지가 밑창에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아침 첫걸음에 뒤꿈치가 찌릿한 족저근막염을 다루겠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뒤축 바깥쪽이 닳는 건 정상인가요?

걸을 때 뒤꿈치 바깥쪽부터 땅에 닿는 경우가 많아, 뒤축 바깥쪽이 어느 정도 닳는 것은 흔한 모습입니다. 바깥쪽 가장자리 전체가 유난히 빨리 닳거나 좌우 차이가 뚜렷하다면 발의 정렬과 걸음을 함께 살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Q. 신발은 얼마나 자주 바꿔야 하나요?

기간보다 신발 상태로 판단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세웠을 때 뒤축이 기울었거나, 밑창 무늬가 한쪽만 거의 사라졌거나, 쿠션이 꺼져 발이 쉽게 지친다면 교체할 때입니다.

Q. 깔창을 넣으면 신발이 고르게 닳나요?

깔창이나 족부보조기는 마모를 고르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발이 체중을 받는 방식을 조절하고 필요한 지지를 더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래서 깔창을 고를 때는 신발 마모보다 뒤꿈치 정렬과 아치, 걷는 모습을 기준으로 봅니다.

더 쉽게 풀어 쓴 이야기는 네이버 블로그 3일차 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실제 진료 중 접한 질문을 바탕으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일부 내용을 재구성한 건강정보 콘텐츠입니다. 개인의 증상과 진찰 결과에 따라 진단 및 치료 방향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의료법 제56조 및 의료광고 관련 규정을 준수하여 작성된 건강 정보 글입니다. 치료 효과와 경과는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으며,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의료진의 진료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권오경 원장

감성한의원 대표원장. 13년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턱 · 척추 · 발 통증과 만성 통증의 원인을 살펴 진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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